봉준호 따라 한국 이름 쓴 이성진 감독 "잔고 마이너스였는데…"

입력 2024-01-16 12:00   수정 2024-01-16 13:09


넷플릭스 오리지널 '성난 사람들'의 한국계 미국인 감독 이성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 작가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피콕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이성진 감독은 미니시리즈·TV영화(Limited Or Anthology Series Or Movie) 부문 감독상, 작가상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이 감독은 "처음 LA에 왔을 때 통장 잔고가 마이너스 63센트였다. 그걸 메꾸려고 1달러를 저금하려고 가니 '정말 1달러 저금하는 거냐'고 묻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당시엔 무엇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었다"며 트로피를 보며 "이런 것을 들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서 보니 정말 대단한 사람들과 함께했다는 것이 와닿는다"며 '성난 사람들'에 출연한 배우 스티븐 연, 앨리 웡과 넷플릭스 측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감독은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했고 미국 장수 시트콤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2008)의 각본으로 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아웃소스드'(2010), '실리콘 밸리'(2015), '데이브'(2021) '투카 앤 버티'(2019) 등 TV 시리즈의 연출과 각본을 담당했다.

이 감독은 '소니 리'(Sonny Lee)라는 미국식 이름을 사용하다가 '투카 앤 버티'부터 한국 이름을 사용했다. 이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 감독은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국인들이 봉준호·박찬욱 감독의 이름을 부를 때는 조금이라도 더 발음을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나도 미국 이름 말고 이성진이란 한국 이름에 자부심을 느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성난 사람들'은 마트 주차장에서 차를 운전하던 생면부지의 두 주인공이 사소한 일로 서로에게 극심한 분노를 드러내며 대립하고 복수하면서 차츰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 과정을 다룬 10부작 드라마다.

드라마는 지난 4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후 5주 연속 시청시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같은 부문 작품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 등 3관왕, 14일 크리틱스초이스상 시상식에서 작품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 등 4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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